2023-01-18: 나홀로 스톡홀름 방문기 | 스웨덴 웁살라 교환학생

2023. 1. 29. 20:46

🎧 윤종신 - Club에서

 

냅다 라면으로 시작하는 아침이었습니다. 대사관 방문을 위해 스톡홀름으로 가는 날이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혼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게 무서웠지만 한편으로는 설렜습니다. 

어 디 서 나~ 당당~하게 걷기~

스웨덴 기차는 정신 바짝 차리고 타야 한다

이날 기차 도착 40분 정도 전에 도착한 저는 초행길 답게 플랫폼을 찾아 여기저기 헤맸습니다. 다행히 알맞은 장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하고,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제가 타야하는 칸 번호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승무원으로 보이는 아저씨에게 티켓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타야하는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아저씨가 '이 기차가 아닌 것 같은데?' 라고 말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당황한 저를 본 아저씨는 침착하게 기차 스케줄을 확인하시더니 다음에 들어오는 기차를 타면 된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알고보니 기차표에 적힌 기차 시간은 출발 시간이 아니라 플랫폼 도착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11시 51분에 역으로 들어올 다음 기차를 다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께 감사인사를 드린 뒤 저는 그 다음 기차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스웨덴에서 기차를 탈 때는 시간에 맞춰 플랫폼에 도착하는 게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탄 SJ기차들은 정차 시간이 길어봤자 2분이었습니다. 정차 시간이 정말 짧아서 지하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돌아갈 때 탄 기차는 플랫폼 번호도 중간에 한 번 바뀌었고요. 승무원 아저씨께 기차 정보를 여쭤보길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내가 탄 스톡홀름행 기차 / 기차 창밖 풍경

스톡홀름 중앙역에서 나홀로 맥도날드

원래는 점심을 거르려고 했는데, 낯선 곳에서 공복이면 많이 지칠 것 같아서 가장 만만한 맥도날드로 향했습니다. 평소 혼밥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현실감이 없어서 그런지 별 생각없이 멍 때리면서 빅맥 하나를 해치웠습니다. 

버스도 놓칠 뻔했지만 괜찮아

중앙역에서 나와서 대사관으로 가려면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버스를 타려면 SL이라는 교통앱을 깔아야 한다길래 버스를 기다리면서 급하게 앱을 깔고 버스표를 샀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구글맵에 나오는 시간이 다 되어도 타야 할 버스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근데 역 앞에 계속 버스 한 대가 서있길래 기사 아저씨게 '이거 00번 버스냐'고 여쭤보니 맞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교대해야 할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그 사람 오면 버스 출발할 거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버스에 번호가 안 적혀있어서 몰랐는데 다행히 출발 전에 알게 돼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웃겼던 건 교대 당번이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오지 않아 그 버스는 정거장에 그대로 방치되어버렸고..저는 그 다음에 온 버스를 타고 대사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버스 타는 것도 쉽지않다~

대사관 방문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대사관에서 사무관님의 친절한 안내로 무사히 할 일을 마친 뒤, 잠시 근처에 있는 호숫가를 걸었습니다. 해도 지기 시작하고 날씨도 흐려서 오래 걷지는 않고 바로 스톡홀름 중앙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실 좀 지쳤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혼자다 + 버스 시간을 놓치면 안된다 등등 사소한 스트레스가 저를 피곤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 대사관에서. 태극기가 펼쳐질 떄까지 열심히 기다렸다
대사관 뒤에 있던 호숫가. 추웠다!

다행히 버스를 기다리면서 마주한 오묘한 노을이 지친 마음을 좀 풀어줬습니다.

 

스타벅스 처돌이의 첫 유럽 스타벅스

버스를 타고 중앙역으로 돌아오니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타야하는 플랫폼 위치도 확인하고 역내로 돌아온 저는 나름의 로망이었던 스타벅스로 향했습니다. 구린 발음으로 카페 라떼를 주문한 뒤 노션 페이지를 정리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을 하고 있으니 한국에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또 기차 놓칠 뻔했지

돌아가는 기차는 수업에서 만난 타이완 친구와 함께 탔습니다. 기차를 기다리던 중에 갑자기 한 아저씨께서 너네 웁살라 가냐고, 전광판 확인해보라고, 플랫폼이 바뀌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친절하게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기차 스케줄 확인은 계속 해야 하는 거구나..또다시 당연하지만 몰랐던 걸 배웠습니다. 

고된 하루 끝에는 한식을

기숙사에 도착해서는 미역국에 밥을 먹었습니다. 여기 와서는 제 손으로 밥을 짓게 되네요. 한국에서는 밥을 거의 안 먹었는데. 역시 떨어져봐야 소중한 걸 안다고..한식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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