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8 분리수거하고 빨래하고 일기쓰는 하루 | 스웨덴 웁살라 교환학생

2023. 1. 30. 06:02

아침 8시 정도에 일어나 청소로 토요일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도착 직후 2주 동안 쌓인 쓰레기를 버렸습니다. 그동안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해치우니까 개운했습니다. 분리수거를 한 뒤에는 흰 옷과 색깔 있는 옷 그리고 손빨래해야 하는 옷감을 구분해서 세탁을 돌렸습니다. 주말 아침에 세탁하러 가니 빈 세탁기가 많았습니다. 한 번에 두 개를 돌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번에는 섬유유연제를 1컵만 넣었더니 향은 안 나고 은은하게 쉰내가 나서 이번에는 1.5컵을 넣었습니다.

빨래를 돌리는 사이에 그릭 요거트에 뮤즐리를 넣어 먹었습니다.

기왕 빨래 돌리는거 다 빨아버리자-는 생각으로 화장실 앞에 뒀던 매트도 세탁기에 넣고 돌렸습니다. 유럽 빨래 기호표를 검색해서 물 온도를 맞추고 빨래를 돌리는 스스로의 모습에 뿌듯했습니다. 엣헴.. 빨래를 한 뒤에는 밀대로 바닥 먼지와 머리카락을 한 번 쓸었습니다. 집에 있을 때는 아부지만 믿고 머리카락 청소는 안 하던 저였는데.. 혼자 내던져지면 알아서 하게 되더라고요..

깨끗해진 옷들을 보면 개운하거등요

한바탕 청소를 다 한 뒤에는 지쳐서 한 시간 반 정도 낮잠을 잤습니다. 사실 어제 갑자기 한 운동 때문에 삭신이 쑤신 것도 낮잠의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한 숨 자고나서는 어무니와 화상통화를 했습니다. 어머니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서 그동안 통화를 안 한 것도 있었는데, 이번에 통화하면서 그동안의 솔직한 생각들과 이런저런 고민 걱정을 털어놓으니 마음이 가벼워지고 힘이 생겼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생각보다 너무 잘 적응하고 지내는 거 같아서 걱정 안 한다고, 건강만 하라고 말해주셨습니다.

 

사실 제가 봐도 저는 여기에 무사히 적응을 잘 한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요. 객관적으로 잘 생활하고 있는데, 내면의 자잘한 걱정들이 제 일상을 괴롭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바쁘게 살기'를 선택했습니다. 영어 공부를 하고, 혼자 여행 계획을 세우며 바쁘게 살면 인간관계 등의 자잘한 고민은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지니까요. 심지어 제 옆에는 좋은 친구들도 있으니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통화하기로 약속하고 어머니와의 통화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저는 넷플릭스를 틀고 영어 표현과 리스닝을 연습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니 재미있고, 외국에 나와서 생존을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저절로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머리가 아플 때쯤에 창밖을 보니 노을이 지고 있었습니다. 이날의 하늘도 참 예뻤습니다. 한참을 사진을 찍었습니다. 창문을 열고 사진을 열심히 찍었는데, 밖에서 보면 아주 웃긴 모습일 겁니다.

저녁으로는 냉장고를 털어 먹었습니다. 지쨩이 준 마늘을 까고, 미트볼과 함께 볶았습니다. 계란도 구워서 방울토마토와 루꼴라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건강하고 맛있게 먹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전에 윌리스에서 산 계란에서 쌍노른자 잭팟이 터졌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낮에 손빨래로 분류해뒀던 옷들을 빨았습니다. 공기가 건조해서 그런지, 아침에 널었던 옷들이 전부 말라서 건조대에 공간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열심히 세탁했습니다. 건조대 높이가 낮아서 팔이 긴 옷들은 현관 앞에 걸어서 말렸습니다.

저녁에는 밀린 일기를 몰아서 썼습니다. 이때 남은 트로피카나 오렌지 주스를 끝냈습니다. 주스가 맛있어서 앞으로 종종 사 마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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